2015년 2세대 데뷔 이후 풀체인지 한 번 없이 11년째 팔리는 차가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이다. 그런데 이 차가 올해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스웨덴의 저력을 다시 증명하고 있다. 7인승 수입 대형 SUV 중에서 가장 낮은 출발점, 8,820만 원.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와 가격대가 겹치는 이 차가 어떤 선택지인지 가격표부터 차근차근 보자.

2026년형 가격, 트림은 넷
올해 판매 중인 더 뉴 XC9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B6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두 가지 파워트레인, 네 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반영 기준 가격은 다음과 같다.
더 뉴 XC90 트림별 가격
- B6 AWD 플러스 브라이트: 8,820만 원
- B6 AWD 울트라 브라이트: 9,990만 원
- T8 울트라 브라이트 AWD: 1억 1,620만 원
- T8 울트라 블랙 에디션 AWD: 1억 1,720만 원
시작 가격 8,820만 원이 첫 번째 포인트다. 독일 3사 7인승 대형 SUV인 BMW X7이나 벤츠 GLS가 1억 4,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낮다. 같은 볼보의 전기 플래그십 EX90보다도 출발점이 낮은, 사실상 볼보 라인업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7인승이다.
참고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특성상 취득세 감면은 없지만, T8은 제2종 저공해차 혜택(공영주차장 할인 등)은 받을 수 있다.

두 개의 심장, B6와 T8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다. 공통점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사륜구동.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주요 제원
- 엔진: 2.0 가솔린 터보 +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1,969cc)
- 최고출력: 300마력 / 5,400rpm
- 최대토크: 42.8kgf·m / 2,100~4,800rpm
- 변속기: 8단 자동, AWD
- 복합연비: 9.5km/L (도심 8.4 / 고속 11.3)
- 공차중량: 2,150kg, 연료탱크 71L
- 타이어: 플러스 20인치 / 울트라 21인치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주요 제원
- 시스템 통합 출력: 462마력
- 파워트레인: 2.0 가솔린(터보+슈퍼차저) + 전기모터
- 복합연비: 11.0km/L
- 전기 주행거리: 약 53km (1회 충전)
- 변속기: 8단 자동, AWD
B6는 '마일드'라는 이름값대로 모터가 보조만 하는 구성이다. 연비 9.5km/L는 2.1톤 대형 SUV 치고 나쁘지 않은 숫자다. 반면 T8은 462마력의 시스템 출력으로 5초대 초반의 제로백을 찍는 강자다. 집에 충전기가 있다면 매일 53km를 기름 없이 다닐 수도 있다.

크기는 여전히 급이 없다
XC90의 몸집은 풀체인지를 안 한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크다.
차체 제원
- 전장×전폭×전고: 4,955×1,960×1,775mm
- 휠베이스: 2,984mm
- 승차정원: 7인승 (2열 캡틴 체어 6인승 선택 가능)
전장 4,955mm는 팰리세이드(5,030mm)보다 짧지만, 휠베이스 2,984mm는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다. 앞뒤 오버행을 짧게 쓰는 볼보 특유의 설계다. 실내 공간 활용도는 숫자 이상이라는 게 XC90 전통의 평가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뭐가 바뀌었나
겉보다 속이 핵심이다. 이번 변경의 대부분은 디지털과 안전 쪽에 몰려 있다.
주요 변경 사항
- 11.2인치 독립형 세로 센터 디스플레이 + 차세대 볼보카 UX
- 퀄컴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 탑재로 그래픽·반응속도 개선
- 국내 수입차 최초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기본 탑재 (티맵 연동)
- B6 울트라 트림까지 에어 서스펜션 확대 적용
- 파일럿 어시스트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전 트림 기본
특히 에어 서스펜션의 하위 트림 확대는 실구매에 꽤 의미 있다. 원래 T8 전용이었던 사양이 B6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증도 후하다. 일반 5년/10만km, 고전압 배터리 8년/16만km, OTA 업데이트 15년 무상 제공.

트림은 어떻게 고르나
B6 플러스 — 가성비의 핵심. 8,820만 원에 300마력, 7인승, 20인치 휠, 파일럿 어시스트까지 기본이다. '싼 플래그십'을 원하면 여기서 끝.
B6 울트라 — 플러스와 1,170만 원 차이. 에어 서스펜션과 21인치 휠, 상위 사양이 더해진다.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이 1,170만 원이 아깝지 않다.
T8 울트라 — B6 울트라와 1,630만 원 차이. 462마력, 전기 53km, 저공해 혜택. 집에 충전기가 있고 성능을 원하면 여기다.
T8 블랙 에디션 — 100만 원 더 내고 블랙아웃으로 마감하는 취향 트림.
비교하면 더 선명해진다
같은 8,000만 원대라면 국산에서는 GV80 하이브리드(8,300만 원부터)가 정면 라이벌이다. 감성품질과 A/S망은 GV80, 7인승과 수입 브랜드는 XC90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수입끼리 비교하면 BMW X5나 벤츠 GLE의 하이브리드가 1억 1,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T8 울트라의 1억 1,620만 원은 그 앞에서도 결코 비싸 보이지 않는 숫자고, 7인승이라는 조건을 붙이면 GLS보다 2,000만 원 이상, X7보다는 3,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총평
11년 차 차체라는 사실은 분명히 약점이다. 3세대 풀체인지는 업계에서 2028년 전후로 보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디지털 경험과 편의 사양의 세월 차는 상당 부분 메워졌다.
300마력 7인승 대형 SUV를 8,820만 원에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이 문장 하나로 더 뉴 XC90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기준 출고가이며, 옵션과 색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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